시와 좋은 글/아름다운 시

믿음

포토m 2009. 5. 25. 00:39

 

믿음  

 

그대가 지금 뒷모습을 보인다고 해도

언젠가는 돌아오리라는 것을 믿기에

나는 괜찮을 수 있네.

마시다가 남겨둔 차 한 잔 내 앞에 남아 있듯이

그대 또한 떠나봤자 마음은 여기 있다는 것을 알기에

난 아무렇지도 않게 미소지을 수 있네.

 

그렇습니다, 우리.....

떠나려는 사람은 강물에 띄워 보내자.

이 순간이야 한없이 멀어지지만 굳이 슬퍼하지 말자.

언젠가는

강물이 비구름 되어

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

우리들 가슴을 적실 게 아닌가.

 

떠남이 있으면 돌아옴도 있는 법.

그대가 떠났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노여워하지 말고

외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혀

그대가 올 때를 대비하는 게 더욱 급한 일.

영영 오지 않을 사람이라도 온다고 믿자.

그 믿음만으로도 우린

한 세월 넉넉히 보낼 수 있으리니.


 - 이정하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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