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와 좋은 글/아름다운 시

파꽃 - 이해인

포토m 2009. 5. 5. 08:24

 

 

    파꽃

 

뿌리에서 피워올린
소망의 씨앗들을
엷은 베일로 가리고 피었네


한 자루의 초처럼 똑바로 서서
질긴 어둠을 고독으로 밝히는 꽃


향기 조차 감추고
수수하게 살고 싶어
줄기마다 얼비치는
초록의 봉헌 기도


매운 눈물을 안으로만 싸매두고
스스로 깨어 사는 조용한 꽃

 

 - 이해인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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