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와 좋은 글/아름다운 시

새가 있는 언덕길에서

포토m 2009. 5. 10. 12:27


새야,
네가 앉아 있는 푸른 풀밭에
나도 동그마니 앉아 있을 때,

 

네 조그만 발자국이
찍힌 하얀 모래밭을
맨발로 거닐 때 나도 문득
한 마리의 새가 된다.

 

오늘은 꽃향기
가득한 언덕길을 오르다가

네가 떨어뜨린

고운 깃털 한 개를
주으며 미움이 없는
네 눈길을 생각한다.

 

지금은 네가 어느 하늘을
날고 있는지 모르지만

 

내가 주운 따스하고
보드라운 깃털
한 개로 넌 어느새
내 그리운 친구가 되었구나


"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" 중에서 - 이해인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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