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와 좋은 글/아름다운 시
기차 안에서 세상을 보면 늘 가슴이 두근거려요
차창 밖으로 산과 하늘이 언덕과 길들이 지나가듯이 우리의 삶도 지나가는 것임을
기다란 기차는 연기를 뿜어내며 길게 말하지요
행복과 사랑 근심과 걱정 미움과 분노 모두 다 지나가는 것이니 마음을 비우라고 큰 소리로 기적을 울립니다
‘어디까지 가세요?’ ‘안녕히 가세요’ 낯선이들과의 인사도 새삼 정겨운 기차 안의 시간들
사랑은 서로의 짐을 져주는 것 서로에게 길이 되어 함께 떠나는 아픔이라고 달리는 기차 안에서 많은 얼굴들을 보며 배웁니다
어느날 진정 가벼워지기 위해 오늘은 무겁게 살아도 좋다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
-이해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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