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와 좋은 글/아름다운 시

기차 안에서

포토m 2009. 3. 26. 06:16

 

 

 

 

기차 안에서 세상을 보면
늘 가슴이 두근거려요  

차창 밖으로
산과 하늘이
언덕과 길들이 지나가듯이
우리의 삶도 지나가는 것임을

기다란 기차는
연기를 뿜어내며 길게 말하지요

 

행복과 사랑
근심과 걱정
미움과 분노
모두 다 지나가는 것이니
마음을 비우라고
큰 소리로 기적을 울립니다

‘어디까지 가세요?’ 
‘안녕히 가세요’
낯선이들과의 인사도
새삼 정겨운 기차 안의 시간들


사랑은 서로의
짐을 져주는 것
서로에게 길이 되어
함께 떠나는 아픔이라고
달리는 기차 안에서
많은 얼굴들을 보며 배웁니다

어느날 진정 가벼워지기 위해
오늘은 무겁게 살아도 좋다고
스스로를 위로합니다

 

 -이해인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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